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을 때마다 우리는 ‘기본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묻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기본권의 핵심인 ‘이동권’은 오랫동안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던 분야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저상버스나 장애인 콜택시 같은 인프라가 점차 확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이동의 자유란 단순히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겨가는 물리적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바라듯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편안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나다움’을 느낄 때 이동의 자유는 비로소 완성됩니다. 기아는 이러한 고민의 해답을 PBV(Platform Beyond Vehicle)에서 찾았습니다. 특히 이번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진행된 ‘선 넘는 페스티벌’과 ‘무빙 캔버스 – PV5 WAV와 함께하는 휠꾸’ 이벤트에서 선보인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는 교통약자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모빌리티란 어떤 것인지, 각자의 진정한 필요와 개성으로 승화 가능한 모빌리티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미리 보여주었죠.
고객들을 위해 차량과 서비스를 맞춰가고자 하는 기아의 비전은, 기존 개조 차량의 구조적 불편을 해소하고 사용자의 안전과 존엄을 온전히 보장하는 근본적인 설계 혁신으로 비로소 구체화되었습니다.
기존의 교통약자 지원 차량들은 대개 일반 승합차의 뒷부분, 즉 트렁크 공간을 개조하여 휠체어 사용자가 후방으로 탑승하는 리어 엔트리(Rear Entry) 방식을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휠체어 사용자가 차에 오르기 위해 위험한 차도로 내려가야 하는 불안감은 물론, 애초 탑승 공간이 아니었던 공간을 이용해야 했기에 승차감과 개방감 측면에서 불편함이 뒤따랐습니다.
PV5 WAV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교통약자가 직면한 환경적 제약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용자 중심의 설계를 반영했습니다. 기아 PBV판매기획팀 오세진 팀장은 PV5 WAV만이 가진 독보적인 디자인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PV5 WAV는 대부분의 장애인 전용 차량이 유지하고 있는 후방 탑승 방식에서 벗어나 인도에서 바로 안전하게 승차할 수 있는 사이드 엔트리(Side Entry)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덕분에 탑승자가 굳이 도로로 내려갔다가 올라갈 필요가 없어 훨씬 안전합니다.”
PV5 WAV는 탑승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이동 중 안전까지 세심하게 고려했습니다. 기존 휠체어에 장착된 고정 장치 외에도 휠체어 전∙후방 고정장치, 고정장치 앵커 고리, 휠체어 승객용 3점식 안전벨트가 차량 내부에서 휠체어를 단단하게 고정해 이동 상황에서의 안정감을 높여주죠.
안전한 이동과 더불어 ‘동승자와의 연결’도 중요한 고려 요소였습니다. 휠체어 사용자 바로 옆 3열 시트에 보호자가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그 결과인데요. 이동하는 동안 서로를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누구에게나 존엄한 이동 환경을 선사하겠다는 기아의 진심을 담았습니다.
이러한 기아의 진심은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개최된 ‘선 넘는 페스티벌’에서 이어졌습니다. 선 넘는 페스티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의 경계를 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용형 문화 축제입니다. 올해 4월 18일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된 이 축제에는 장애·비장애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서 협업 공연을 선보이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한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됐습니다. 이곳에 기아 PV5 WAV도 ‘경계 없는 이동 경험(Borderless Mobility Experience)’을 주제 아래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의 대표주자로 참여했습니다.
현장에 전시된 PV5 WAV를 직접 탑승해 본 방문객들은 낮은 지상고와 수동식 인플로어 2단 슬로프를 통해 측면으로 승차하는 사이드 엔트리 방식에 높은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트렁크를 개조한 택시에 탑승했을 때 폐쇄적인 시야와 잦은 흔들림으로 멀미를 자주 느꼈다는 휠체어 이용자도 PV5 WAV를 탔을 때는 운전석과 동일한 탁 트인 시야와 흔들림이 줄어든, 보다 쾌적한 이동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모두가 구분 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에서 모든 이가 PV5 WAV를 자유롭게 이용해 보는 모습은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안락한 이동을 누릴 수 있는 미래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기아 PBV의 혁신은 이동의 편의에서 멈추지 않고 ‘영감의 자유’로 확장됩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당일, 평택에 위치한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PBV Experience Center)에서 진행한 ‘무빙 캔버스 – PV5 WAV와 함께하는 휠꾸(휠체어 꾸미기)’ 이벤트는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휠체어는 누군가에게는 신체의 일부이자 이동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휠체어를 기능적인 보조 기구로만 바라보았죠. 장애인 전용 차량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차량을 개조하는 것 자체에 초점을 두었을 뿐, 그 차량에 개인의 개성을 담으려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오세진 팀장은 이 행사를 기획한 의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기아는 PBV를 단순한 ‘차량’이 아닌 ‘플랫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자신의 목적과 스타일에 맞게 구조도, 기능도, 디자인도, 그리고 개성까지도 반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죠. 단순히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PBV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진정 ‘나다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휠체어나 모빌리티를 꾸미는 것이 어떻게 ‘나다움’으로 연결될까요. 이번 이벤트의 특별 호스트로 참여한 ‘굴러라 구르님(김지우 작가)’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매달 다양한 콘셉트의 휠체어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한편, 대중도 이를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스포크 가드에 부착하는 ‘휠체어 토핑’을 만든 유튜버이자 작가입니다.
“휠체어를 꾸미면서 느꼈던 것은 무엇보다 휠체어가 소중해진다는 것입니다. 저도 휠체어가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휠체어에 저만의 시간을 들이다 보니, 휠체어도 단지 보조 기구가 아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휠체어를 타는 본인을 향한 시선에 대해 “자신의 멋진 휠체어를 보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굴러라 구르님의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나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사용자에게 맞춰가는 과정을 거듭할수록, 그 사물은 어느새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하나의 개성이 된다는 것이죠. PV5도 그러한 철학적 가능성을 담은 모빌리티입니다. 정해진 틀에 사용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와 개성에 맞추어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 차량이기 때문입니다.
휠꾸 세션을 마친 참가자들은 전 세계 교통약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를 PV5 WAV에 적고, 차량을 새롭게 꾸몄습니다. 마지막 세션에는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 전용 야외 트랙에서 PV5 WAV만의 안정감을 경험하는 시승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세션을 마친 뒤 참가자들과 모두의 더 안전하고 당당한 이동을 기원하며 이벤트는 마무리됐습니다.
PV5 WAV는 기아가 준비하고 있는 방대한 PBV 라인업의 일부입니다. 기아는 PV5가 사용자 목적에 따라 무한히 변주될 수 있음을 예고했습니다. 더 많은 적재가 가능한 ‘오픈베드’, 캠핑족을 위한 ‘라이트 캠퍼’, 럭셔리한 경험을 위한 ‘프라임’ 모델 등을 준비 중이며, 기본 라인업도 다양합니다. 더 큰 짐을 실어야 한다면 ‘하이루프’ 버전, 좁은 골목에서 이동이 잦다면 ‘스탠다드’ 버전, 다인승 이동이 필요한 경우엔 ‘패신저 7인승’ 버전이 적합합니다.
PV5 WAV가 지향하는 종착지는 ‘완벽한 개인화’입니다. 사용자의 직업, 취미, 신체적 특성에 맞춰 차량의 구조와 기능을 재구성할 수 있는 PBV의 특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기아 PV5 WAV는 그중에서도 단순히 기계적으로 우수한 모빌리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이동의 제약이 자유로 바뀌고 그 자유 위에 각자의 개성이 찬란하게 꽃피는 미래를 현실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모든 이가 ‘나다움’을 유지하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아의 모빌리티 혁신은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동의 자유가 곧 표현의 자유로 이어지고, 모든 사용자가 자신의 이동 공간을 직접 디자인하는 시대. 기아 PV5 WAV가 열어갈 그 새로운 길 위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 삶의 당당한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사진. 박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