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이탈리아 북부 이몰라(Imola)에서 국제자동차연맹(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이하 FIA)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 레이스 ‘FIA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orld Endurance Championship, 이하 WEC)의 개막전 결승 레이스가 열렸다. 원래는 3월 말 카타르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으나, 중동지역 전쟁으로 인해 취소되고 제2전이었던 이몰라 6시간이 개막전 역할을 이어받아야 했다. 티포시(페라리 팬덤)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 페라리를 비롯해 새로운 경주차를 투입한 토요타와 BMW 등이 공식 테스트 일정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물론 올 시즌 WEC에 도전장을 던진 신생 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모터스포츠는 대부분 스피드가 최우선의 덕목이다. 하지만 WEC는 말 그대로 내구성에 중점을 둔다. 대부분의 자동차 경주가 1~2시간에 끝나는 것과 달리 WEC는 6시간을 기본으로 8시간 혹은 24시간을 끊임없이 달린다.
고속 회전하는 엔진과 붉게 달아오르는 브레이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사용되는 모터와 배터리 열관리 등 경주차는 엄청난 부하 속에 던져진다. 드라이버 역시 치열한 배틀 중에도 기후 변화와 타이어 마모 등 갖가지 변수를 견디면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LMGT3나 LMP2(르망 24시의 경우)처럼 여러 클래스가 함께 달리기 때문에 트래픽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변수가 많아 거의 예측이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장시간 달리는 것이 바로 내구 레이스의 어려움이다. 단 한 순간의 실수가 리타이어로 이어지는 극한의 환경이다 보니 완주 자체만으로도 큰 성취라고 평가받는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도 일반적인 스프린트 레이싱과는 다소 다른 경향을 보인다. 장시간 이어지는 레이스인 만큼 경기 중계 역시 단순히 선두 경쟁에 집중하지 않고, 각 클래스의 상황을 모두 다루기 위해 여러 그룹을 오가며 전개된다. 또한 피트인 여부와 주행 전략, 주행 상황과 같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전체 흐름을 정리해 주는 해설이 주를 이룬다.
지난 4월 19일 오후 1시(현지 시각). 전통에 따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의 웅장한 연주를 배경으로 등장한 하이퍼카 17대, LMGT3 18대 등 도합 35대의 경주차가 러닝 스타트로 경기를 시작했다. 녹색 스타트 깃발을 흔든 것은 메르세데스-AMG F1팀의 키미 안토넬리(Kimi Antonelli)였다. 경주가 펼쳐진 이몰라 인근 볼로냐 출신으로 루키를 갓 벗어난, F1의 전도유망한 드라이버다.
제임스 칼라도(James Calado)가 모는 #51 페라리 499P가 폴포지션이었고,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토요타 TR010이 2그리드를 차지했다. 그 뒤로 페라리, 푸조, 캐딜락 순이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GMR-001 하이퍼카 두 대는 16 그리드와 17 그리드에 섰다. 안드레 로테러(André Lotterer, #17)와 다니엘 훈카데야(Daniel Juncadella, #19)가 가장 먼저 운전대를 잡았다.
GMR-001 하이퍼카는 #17 차량에 리퀴드 메탈, #19에 블랙 리버리를 채택해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한글 ‘마그마’를 기본 패턴으로 깔고 제네시스 마그마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포인트를 넣으면서 특유의 ‘투 라인’ 헤드램프를 활용해 브랜드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제네시스가 선택한 LMDh 규정은 미리 정해진 섀시와 동일한 모터, 배터리, 기어박스를 사용하는 덕분에 고성능 경주차를 효율적으로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포르쉐, 알핀, BMW, 캐딜락 등 많은 제조사들이 LMDh 규정을 선택하는 이유다.
섀시는 프랑스의 오레카(Oreca)를 선택했으며, 엔진은 현대차가 WRC에서 사용 중인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V8 3.2L 트윈터보 엔진을 직접 개발했다. 이미 성능과 내구성이 검증된 랠리카 엔진을 기반으로 한 덕분에 고성능 레이싱 엔진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었다. 개발은 독일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포츠에서 담당했으며 두 엔진 간의 부품 공유율은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내구 레이스는 장거리를 달리기 위해 차 한 대당 3명씩(혹은 2명) 모두 6명의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우선 지난 2024년 말 2명의 베테랑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와 피포 데라니(Pipo Derani)를 영입했다. 로테러는 르망 24시간(24 Hours of Le Mans)에서 종합 우승을 3번이나 차지한, 포르쉐와 아우디팀의 황금기를 이끈 멤버 중 한 명이다. 데라니는 미국 IMSA에서 유명한 브라질 출신으로, 3대 내구 레이싱 이벤트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세브링 12시간(12 Hours of Sebring)’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세브링의 왕’으로 불리는 내구 레이싱 전문가다.
이후 트라젝토리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프랑스 신예 마티스 조베르(Mathys Jaubert)와 스페인 출신 베테랑 다니엘 훈카데야를 합류시켰으며, 가장 최근 포르쉐 팩토리 드라이버 출신인 마튜 자미네(Mathieu Jaminet)와 WEC 알핀 팀에서 이적한 폴-루 샤탕(Paul-Loup Chatin)까지 총 6명의 드라이버 진을 완성했다. 베테랑부터 신예, 최신 하이퍼카를 경험한 팩토리 드라이버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면모를 자랑한다. 트라젝토리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영국 출신 여성 드라이버 제이미 채드윅(Jamie Chadwick)은 올해 트라젝토리 프로그램을 이어가면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 예비 드라이버 역할도 겸하고 있다.
혼잡한 오프닝 랩의 위험을 무사히 넘긴 제네시스 듀오는 완주를 목표로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신생 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당장의 성적표보다는 방대한 실전 데이터다. 경주차 세팅과 작전 수립, 실시간 판단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는 혼자 달리는 사전 테스트만으로는 얻기 힘들기 때문. 좋은 AI가 있어도 오랜 ‘학습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경기 초반 빠르게 위기가 닥쳤다. 훈카데야가 모는 #19 차량이 경기 시작 15분 만에 피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카메라에 비쳤다. 센서 관련 문제였다. 로테러가 모는 #17 차량은 순조롭게 경기를 이어갔다. 선두권에서는 빠른 스타트에 성공한 #50 페라리가 2위로 올라가며 페라리가 원투에 섰다. 토요타는 그 뒤를 추격하고, 캐딜락은 4위인 상황. LMGT3 클래스에서는 맥라렌을 선두로 두 대의 렉서스가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다.
경기 시작 50분이 흐르자 토요타(#7)를 필두로 하나 둘 피트로 들어와 연료를 다시 채웠다. 각 팀은 경기 시작 전에 몇 랩마다 피트인해 주유나 타이어 교체, 드라이버를 교체할지 루틴을 미리 짜둔다. 물론 사고나 타이어 펑처, 세이프티 카 발동 등 경기 상황은 유동적이라 이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
개러지에서 수리를 말끔히 마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19 차량도 이때 코스로 복귀했다. 사전 테스트에서 2만 5,000km에 달하는 신뢰성 검증을 거쳤음에도 실전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 지는 알 수 없다. F1처럼 페이스가 빠른 경기라면 개러지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경기 포기에 가깝지만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내구 레이스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르망 24시간에서는 몇 시간에 걸쳐 경주차를 뜯어고친 후 다시 달리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참가자 대부분이 2번째 피트인을 마쳤을 무렵, 토요타(#8)가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선두 자리를 두고 페라리(#51)와의 치열한 싸움이 경기 막판까지 이어졌다. 3위 자리를 두고도 토요타(#7)와 페라리(#83)가 맞붙었다. 결국 토요타가 1, 3위 더블 포디엄을 차지하며 적진이나 다름없는 유럽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홈그라운드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디펜딩 챔피언 페라리와 하이퍼카 시대 최강자 토요타의 싸움은 WEC 개막전 이몰라 6시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중위권의 싸움도 치열했다. 푸조가 예선에서 예사롭지 않은 스피드를 보여주었고, F1 집중을 위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퇴진을 선언한 알핀은 4위로 경기를 마쳤다.
LMGT3 클래스는 더욱 극적이었다. 예선 2, 3위였던 렉서스 듀오가 경기 초반 무너진 후, 맥라렌(#10)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1시간가량 남기고 기술적 문제로 자멸하면서 뒤따르던 #69 BMW가 개막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내구 레이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신생 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데뷔전에서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남겼다. 수리하느라 벌어진 랩 차이는 좁힐 수 없었지만 이후 사고나 트러블 없이 완주하며 당초 목표로 했던 실전 데이터 확보 임무를 완수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하이퍼카가 칼 같은 코너링으로 페라리 드라이버의 심기를 건드렸다. 영상: FIA WEC (https://www.fiawec.com)
#17 경주차는 좋은 페이스로 경기 중반 경쟁자들을 긴장시켰다. 베테랑 로테러가 피트인 직전 11위로 올라섰고, 바통을 이어받은 마티스 조베르가 그 페이스를 이어갔다. 팀 내 최연소 드라이버인 프랑스 출신 조베르는 하이퍼카 경기에 처음 뛰어든 신입이다. 하지만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며 점점 자신감을 얻더니 경기 반환점 즈음에는 앞서 달리던 애스턴마틴(#009)을 깔끔하게 추월했다. 조베르를 뒤쫓던 페라리팀의 니클라스 닐센(Nicklas Nielsen, #50)이 추월이 여의치 않자 팀 라디오를 통해 “이해할 수 없다. 저 차가 왜 우리보다 코너에서 빠른 거야”라며 감탄 섞인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경기 도중 애스턴마틴 하이퍼카를 추월하는 명장면을 남겼다. 영상: FIA WEC (https://www.fiawec.com)
3번째 드라이버 데라니로 바꾼 후에는 순위가 무려 9위까지 부상했다. 이후 타이어 전략 문제로 추월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페라리에 뒤지지 않는 페이스를 보이며 애스턴마틴, 캐딜락 등과 격전을 펼치는 모습은 라이벌은 물론 전 세계 관중들의 뇌리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를 예상하고 타이어를 그대로 유지했으나, 마지막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페이스 유지에 애를 먹었다. 결과적으로는 두 대의 GMR-001 하이퍼카가 무사히 완주에 성공했으며 #17 차량이 211랩(우승차는 213랩), #19 차량은 189랩을 달렸다.
특히 차후 진행될 WEC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상위권 도약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는 랩타임이다. 완주를 목표로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한 전략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토요타 레이싱의 하이퍼카(#8, 1:32.490)와 비교해 불과 0.6초 차이(#17)를 보였다. 퀄리파잉 레이스에서 기록한 #19 차량의 랩타임(1:31.258) 역시 바로 상위 차량(#93, 1:30.995)과는 0.26초 차이, 1위(#50, 1:30.088)와는 1.17초 차이를 기록하며 경쟁력 있는 성능을 선보였다. 심지어 본선 최고 랩타임 부문에서는 전체 12위를 기록한 푸조의 하이퍼카보다 오히려 빠른 기록을 썼다.
특히 경기 중 내구 레이싱에 도가 튼 유럽의 경쟁자들과도 동등한 페이스를 보여주었다는 것은 GMR-001 하이퍼카의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첫 실전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레이스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낸 만큼, 이어지는 WEC 레이스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신생 팀이 WEC에 처음 출전할 경우, 대체로 완주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하이퍼카 클래스에 진입한 제조사들 역시 초기에는 페이스 부족이나 신뢰성 문제를 겪으며 적응 기간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데뷔전에서 안정적인 완주와 경쟁력 있는 랩타임을 동시에 확보하며 비교적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경기를 함께 지켜 본 재키 익스(Jacky Ickx)는 ‘대단한 성공(It’s a big success)’이라며 관계자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벨기에 출신의 백전노장으로 르망에서 6번이나 우승하며 ‘미스터 르망’으로 불리는 익스는 신생 팀의 무사 완주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현재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공식 어드바이저로도 활동 중이다.
50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팀 체제를 갖추고 데뷔전까지 훌륭하게 치른 시릴 아비테불(Cyril Abiteboul) 감독은 경기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규 참가팀으로서 우리는 절대적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신뢰성과 실행력에 목표를 두었지요. 주행거리 누적에 집중하며 한 주를 시작했고, 프롤로그와 자유 주행 동안 아무런 문제나 실수 없이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예선은 계획대로 진행되었지만 실제 경쟁 세션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결승 레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19 차량이 전자계통 문제로 시작이 좋지 않았고 피트에서 수리를 결정했습니다. #17 차량은 로테러와 조베르가 다른 차량들과 흥미진진한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다만 경기 후반에 날씨가 예상을 벗어나는 바람에 데라니가 타이어와 체력 관리를 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이번 주말을 통해 확인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 팀의 탄탄한 기반과 잠재력입니다. 이번에 거둔 성과에 매우 만족하며, 레이스 베이스로 돌아가 분석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온라인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현장 직관이 힘든 국내 팬들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제공하는 온보드 라이브 영상에 몰려들어 뜨거운 응원글을 남겼다. 이 온보드 라이브는 차량 상황을 더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차량별 중계 채널이다. 실제 경기 중계 라이브와는 별개로, 각 팀에서 제공하는 온보드 라이브를 통해 드라이버 시점의 주행 장면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피트인 상황에서는 차량 내부로 화면을 전환해 선수 교체 장면이나 차량을 손보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보여주면서, 엔진 사운드와 같은 현장의 소리가 더 실감 나게 담겨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에게 높은 인기를 끄는 콘텐츠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데뷔전 온보드 라이브는 동시 접속자가 5,000명을 넘나들었으며, 누적 조회수 12만회를 상회하면서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 차량이 수리를 위해 개러지로 들어간 후 배터리 차단으로 영상이 잠시 끊긴 사이, 시청자들이 관련 해외 라이브 채널로 몰려가는 바람에 채팅이 한글로 도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WEC에서의 첫 레이스가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의 많은 호응을 받으면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활약이 국내 모터스포츠 팬 저변을 확대시킬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데뷔전에서의 성공적인 완주를 두고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해외 모터스포츠 전문 매체 〈RACER〉는 이몰라 6시간 리뷰 기사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을 언급하며 “매우 고무적인 레이스였다”고 평가했다.
모터스포츠 팬들도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WEC 공식 유튜브 채널의 이몰라 6시간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네티즌 ‘@TheM****’는 “제네시스는 신생 팀으로서 훌륭한 결과를 냈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네티즌 ‘@토편***’은 코너에서의 접전 장면을 두고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 페라리보다 빨랐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며 GMR-001 하이퍼카의 높은 잠재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국내외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온보드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에서는 약 60년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현대차그룹의 서사를 되짚는 듯한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HMJ**’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정주영 회장님 보고 계십니까? (중략) 젊은 시절 자동차 한 대를 손수 정비하던 그 뜨거운 손에서 비롯된 꿈이, 마침내 세계 최대의 모터스포츠 무대 위에서 활활 타올랐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기며 한층 높아진 제네시스, 그리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환기시켰다.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WEC 관련 게시판(r/WEC)에서도 향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행보에 대해 기대감을 거는 모습이었다. 네티즌 ‘cabr****’는 “오레카는 섀시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고, 제네시스는 나머지 모든 부분에서 훌륭한 작업을 해냈다”고 소감을 남겼으며, 또 다른 네티즌 ‘Bent****’는 “인상적인 데뷔전이다, GMR-001 하이퍼카의 발표부터 첫 레이스까지 499일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더더욱 놀랍다”라며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완주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WEC 제2전은 오는 5월 9일 벨기에의 전설적인 ‘스파-프랑코샹(Spa-Francorchamps)’ 서킷에서 6시간 경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6월 프랑스에서 열릴 제3전은 모든 내구 레이서들의 꿈의 무대인 ‘르망 24시간’이다. 지난해에는 IDEC 스포츠의 이름 아래 LMP2로 출전했지만, 이제 제네시스가 직접 제작한 하이퍼카를 끌고 대한민국 자동차 제조사 최초로 전설적인 무대의 최상위 클래스에 도전장을 던지게 된다.
글. 이수진(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