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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부트캠프 키비주얼 빅데이터 부트캠프 키비주얼

데이터와 AI로 현업의 한계를 허물다, 빅데이터 부트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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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는 임직원들이 실제 현업의 문제를 데이터와 AI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문제 중심 학습(PBL) 프로그램으로, 5개월간 진행된 결과 5개 우수과제가 선정됐다. 9월 15일 열린 ‘Re:Boot Session’에서는 AI를 활용한 헤어핀 성형 품질 자동 보정, 자체 AI 비전 검사, 차체 품질 분석 및 개선안 도출, 협력사 보안 위험 예측, 온라인 고객 이슈 탐지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각 과제는 반복적인 수작업과 경험 중심의 판단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전환하고 비용·시간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AI가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하되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토·승인하는 ‘Human-in-the-Loop’ 구조를 공통적으로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부트캠프를 통해 구성원의 데이터·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현업의 문제 해결과 AX(AI Transformation)를 가속화하고, 향후 우수 사례를 실제 사업 현장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로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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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마주한 문제를 데이터와 AI로 직접 해결한다면 업무는 어떻게 달라질까. 현대자동차그룹 ‘빅데이터 부트캠프’는 구성원들이 실제 업무의 문제를 데이터와 AI로 새롭게 정의하고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5개의 우수과제를 통해 데이터와 AI가 업무 현장에서 만들어낸 변화를 살펴봤다.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에 참가한 임직원들의 모습

현대자동차그룹의 ‘빅데이터 부트캠프’는 조직 내 업무 환경에서 실제로 마주할 수 있는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해결하는 문제 중심 학습(Problem Based Learning, PBL)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데이터와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4년부터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지난 4월부터 약 5개월 동안 진행됐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다양한 그룹사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과제로 선정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발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과 AI 모델 개발을 수행했다. 각 참여 과제는 내・외부 전문가를 통해 현업 적용 가능성, 비즈니스 효과, 과제 수행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이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5개 과제가 최종 우수과제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2026년 프로그램의 결실을 맺는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 Re:Boot Session’이 개최됐다

그리고 지난 9월 15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 Re:Boot Session’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5개 우수과제를 소개하고, 주요 성과와 인사이트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5개월간 과제 수행에 몰입한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이러한 과제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이끄는 취지이기도 했다.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 현업 과제 해결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다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은 AI거버넌스 TFT 산하 AX역량육성분과를 중심으로, 그룹 구성원의 데이터 및 AI 역량 강화와 현업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출범한 2026 빅데이터 부트캠프는, 그룹 차원의 AX(AI Transformation) 가속화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

빅데이터 부트캠프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그룹 ICT담당 겸 AI거버넌스 TFT장 진은숙 사장을 포함해 우수과제 발표자와 해당 팀 리더 등이 다양한 부문에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는 현대차그룹 역량혁신센터장 겸 AX역량육성분과장 임지혜 상무가 그룹의 AX 전환 방향과 인재 육성 지향점을 언급하며 행사의 의미를 강조하는 오프닝 스피치로 시작했다.

이후 빅데이터 부트캠프 참석자들의 소감을 담은 영상 상영에 이어 5개 우수과제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실제 현업에서 직면한 문제를 데이터・AI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데이터 분석과 AI 모델 개발을 통해 해결 방안을 구체화한 과정과 주요 성과를 공유했다. 또한 조직 리더들과 함께 과제를 고도화하고 현업에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5가지 우수과제를 통해, 실무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살펴봤다.

헤어핀 성형 품질을 AI로 자동 보정하다

헤어핀 권선 기술

헤어핀 권선 기술이 적용된 모터 코일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모터 코일에 적용하는 헤어핀 권선 기술은 모터의 효율과 출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교한 성형 품질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 성형 과정의 품질이 주변 환경과 재료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같은 설비와 공정을 반복하더라도 코일의 상태나 작업장 온습도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은 결국 폐기해야 한다. 품질이 흔들릴 때마다 작업자가 설비 설정값을 직접 조정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현대모비스 자동화기술팀 이민섭 책임매니저에 따르면, 성형기 1대의 데이터를 국내외 성형기 87대 기준으로 적용하면 연간 17억 원의 폐기 비용이 발생한다. 설정값을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작업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정값을 바꿔가며 결과를 확인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반복됐고, 이를 연간 설비 비가동 시간으로 추정한다면 총 2만 시간에 달해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헤어핀 자동보정 시스템 인포그래픽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섭 책임매니저는 단순히 불량을 판별하는 것을 넘어, 품질 이상이 발생했을 때 어떤 값을 조정해야 하는지 AI가 예측하고 제안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습도, 코일 두께, 코일 너비처럼 여러 조건의 상호작용을 함께 살펴볼 때 품질 변화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민섭 책임매니저는 “여러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AI가 학습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델 개발 과정에서는 설비에서 조정하는 설정값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파악하기 어렵거나, 학습한 적 없는 조건에서는 예측이 실제와 잘 맞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이에 자동화기술팀은 측정 방식을 다시 설계해 데이터를 보완하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결과만 남도록 검증을 강화했다.


헤어핀 자동보정 시스템 대시보드

품질 이상이 발생하면 AI가 이를 감지해 적절한 보정 방법을 제시한다

그 결과 완성된 시스템은 품질 이상을 감지하면 적절한 보정 방법을 제안하고, 작업자가 이를 검토한 뒤 최종 승인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AI가 판단을 내리고 바로 설비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AI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작업자가 결과를 확인한 뒤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처럼 ‘사람이 최종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는 실증 과정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됐다. 개발팀이 설정한 네 가지 성공 기준인 예측 정확도, 보정 효과, 안전성, 사람의 통제 가능성을 모두 충족했고, AI의 보정으로 오히려 품질이 나빠진 사례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자동화기술팀의 AI 모델을 국내외 헤어핀 성형기 87대 전체로 확대할 경우, 연간 비가동 시간을 약 2만 시간 이상 줄이고, 비용도 24억 원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폐기 비용뿐만 아니라 품질 이상 발생 시 작업자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설정값을 찾는 시간까지 함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부트캠프 행사

현대모비스 자동화기술팀 이민섭 책임매니저(오른쪽)는 “현장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통제 가능성이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과제가 보여준 것은 AI의 역할이 단순히 정확한 예측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예측 결과가 틀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람이 언제든 결과를 확인하고 개입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민섭 책임매니저는 “현장을 실제로 움직인 것은 ‘얼마나 정확한가’가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막을 수 있는가’라는 통제 가능성이었다”고 강조했다.

헤어핀 성형 공정 AI 자동보정 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현장 실증을 거쳐 내년 현대모비스 대구공장 성형기 1대에 해당 기술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설비까지 확대해,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품질 보정 방식을 AI와 사람이 함께 판단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현장 엔지니어가 직접 학습시키는 AI 비전 검사 모델을 만들다

현대케피코 AI 이미지

공장에서 부품 하나하나를 카메라로 찍어 불량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을 ‘비전 검사’라고 한다. 그런데 기존 방식들은 저마다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사람이 눈으로 직접 보는 육안 검사는 작업자마다 기준이 다르고, 미리 정해둔 규칙대로만 판정하는 규칙 기반 방식은 규칙을 벗어난 새로운 불량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현대케피코 ICT정보화팀 이민혁 매니저는 “기존 5개 공정 기준 품질 대응, 인건비, 외부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비용이 약 7억 5,000만 원에 달한다”며, “이러한 문제를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회사가 직접 AI 비전 검사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갖추는 방식으로 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동 라벨링 기반 검사 인포그래픽

이번 과제에서 집중한 부분은 일정한 규칙이나 코드 없이도 작동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비용을 줄이고 공정별 기준을 표준화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제약은 제한된 현장 인프라로 인해 부족한 자원 안에서 학습과 검사를 함께 운영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제약 사항을 극복한 핵심은 ‘자동 라벨링’이다. 사람이 딱 1장의 사진에만 라벨링을 해두면, 나머지 사진들에는 AI가 알아서 같은 위치를 찾아 표시해주는 방식을 구현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AI가 오판할 가능성을 고려해, 사람이 결과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고치도록 하는 검증 구조를 마지막에 두었다.


이민혁 매니저는 “자동 라벨링을 구현하는 것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에는 전통적인 컴퓨터 비전 방식으로 사진에서 특징점을 찾아내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으나 실제로는 현장 환경에 따라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물체 추적 기술을 더해봐도 적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케피코 이민혁 매니저

현대케피코 ICT정보화팀 이민혁 매니저는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높은 품질을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징점을 사람이 설계하는 대신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연결 모델을 다시 설계했다. 사진의 특징을 AI가 직접 추출해 유사도를 계산하고, 여러 번 라벨링 되는 문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그리디 매칭(Greedy Matching)’ 방식을 적용했다. 그리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수해 확정하는 검증 구조(Human-in-the-Loop)까지 더해 높은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검증 데이터셋 기준 불량 검출률은 목표했던 100%를 달성했고, 라벨링부터 배포까지 걸리는 시간도 2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었다.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기존 검사 대비 품질 수준을 올리고 있다. 

또한 라벨링과 육안 검사 등에 필요한 인건비가 사실상 사라지고, 상용 AI 라이선스나 외주 개발비 의존에서도 벗어나는 등 5개의 공정 기준 연간 7억 원 이상의 비용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민혁 매니저는 “현재는 객체 감지 기능에 이어 이상 탐지 모델까지 개발을 마쳤고, 향후 객체를 픽셀 단위로 구분하는 기능 개발도 준비 중이다” 라고 밝혔다.

이렇게 AI 활용해 자체 개발한 현대케피코의 VisionK-Train·VisionK-Run 솔루션은 현재 고압 인젝터, 가솔린 펌프, 저압 인젝터 5 공정에 실제로 적용해 가동 중에 있다. 향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법인과 협력사 공급망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연간 1,000 원대의 비용 절감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체 품질 문제와 해결법을 AI로 찾아낸다

연구소에서 차체를 측정하는 모습

차체는 자동차를 이루는 뼈대다. 철판을 가공하고 용접해 하나의 차체로 완성한 뒤에는, 도면과 같이 재현됐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활용하는 장비가 3차원 좌표 측정기(CMM, Coordinate Measuring Machine)다. CMM으로 차체의 주요 지점 위치를 측정하고, 실제 측정값이 설계 도면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한다.

F/D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문제는 개별 지점의 위치가 각각 허용 오차 범위 안에 있더라도 이상의 지점에서 상대적인 위치를 비교하면, 양산 차량의 품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기능의 상관관계를 평가하는 항목을F/D(Functional Distance)라고 한다.

현대차 차체선행생기1팀 김회창 매니저에 따르면 신차 개발 과정에서는 차종 하나당 약 15회에 걸쳐 품질 분석 작업이 이뤄진다. 그리고 매 분석 작업 시 약 2,000개의 CMM 측정 지점과 600여 개의 F/D 항목을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차종별 담당자 3명이 이 수많은 데이터를 하나씩 눈으로 대조하며 문제 지점을 찾아야 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만큼 분석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담당자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서로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었다.

자동화 시스템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그래서 그는 분석 프로세스를 전환해 사람이 눈으로 찾아내던 품질 이상 징후를 AI가 찾아내고, 나아가 개선 방법까지 제안하는 ‘Q-eye’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차체 데이터를 단순한 숫자가 아닌 서로 연결된 관계의 구조로 정의하고, 측정 지점과 F/D 계산, 부품, 물리적 위치 등의 관계를 하나의 ‘그물망’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관계형 그래프 어텐션 신경망(Relational Graph Attention Network, RGAT)*을 적용해 이상 패턴을 보이는 측정 지점과 불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찾아내도록 했다.

나아가 강화학습*을 접목해 문제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느 지점을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수정해야 하는지까지 AI가 스스로 탐색하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개발 중 파이롯트(Pilot)* 단계에서 97% 이상의 CMM 합격률과 93% 이상의 F/D 합격률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수준의 품질 목표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AI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만족하는 최적의 개선 방법을 찾도록 학습시켰다.


*관계형 그래프 어텐션 신경망: 연결 관계의 종류를 구분하여 각각 다르게 학습하고, 더 중요한 이웃 정보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그래프 신경망

*강화학습: 주변 환경과 상호 작용하여 결정을 내리는 법을 학습하는 머신 러닝 프로세스

*파이롯트(Pilot) 단계: 본격적인 대량 생산이나 정식 출시 전 소규모 생산을 진행하여 잠재적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보완하는 단계

차체를 검사하는 모습

물론 AI에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과정부터 쉽지는 않았다. 차종에 따라 측정 지점의 표기가 서로 다르거나 좌우 부호(+/-)가 반대로 입력된 경우가 있었고, 숫자로 입력돼야 할 값이 문자로 표기된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AI 학습에 앞서 이러한 데이터 오류를 바로잡는 전처리 과정을 먼저 수행했다. 또한 차종마다 달라지는 수치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각 데이터를 상대적인 값으로 변환해, 서로 다른 차종의 데이터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구축한 데이터는 37개 차종, 총 300개의 측정 세트로 구성됐으며, 측정 지점은 약 126만 개에 달한다.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핵심 난제는 데이터 라벨링의 불균형이었다. CMM 측정값은 모든 차종에서 풍부하게 확보됐지만, 이번 과제의 목표인 F/D 합격 여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답 라벨이 있는 데이터와 없는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학습하는 ‘준지도학습(Semi-supervised Learning)’ 방식을 적용해 라벨이 부족한 데이터도 학습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AI는 특정 차종에 치우치지 않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김회창 매니저

현대차 차체선행생기1팀 김회창 매니저는 “검증을 통해 모든 시나리오에서 차체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수정안을 도출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과제는 AI의 역할을 문제 진단에서 해결 방안 제시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초기에는 AI가 CMM과 F/D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만족하는 수정 방법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AI가 선택할 수 있는 수정 방법의 범위를 넓히고, 학습 과정에서 어떤 결과에 더 높은 보상을 줄 것인지 보상 체계를 개선했다.


그 결과 실제 시험에서는 총 76번의 검증 가운데 76번, 즉 100%의 경우로 차체 품질 기준을 동시에 만족하는 수정안을 찾아냈다. 다만 AI가 제안한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AI가 제시한 수정 방향과 수치는 현장 담당자가 3D 화면을 통해 직접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 AI가 분석과 해결안 도출을 돕되,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리는 구조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21억 원에 이른다. 연간 약 1,800일 규모의 분석 작업 시간을 줄이는 것은 물론, 품질 확인을 위해 추가로 제작해야 했던 시제품 비용과 생산·측정 인력에 들어가는 인건비까지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사의 보안 위험을 데이터로 예측하다

공장 생산 중인 모습

완성차 제조사에게 협력사의 보안은 생산과 직결되는 요소다. 협력사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가 부품 공급 차질로 이어지면, 완성차 생산라인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아 상생협력안전지원팀은 이 같은 공급망 보안 문제에 주목했다.


상생협력안전지원팀의 조사 결과, 현대차그룹 협력사의 보안 수준을 5등급(우수)부터 1등급(취약)까지 나눴을 때 실제 사고의 73.3%는 의외로 중상위권 등급에 몰려 있었다. 등급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만은 볼 수 없었던 셈이다. 게다가 보안 관련 데이터가 협력사마다 엑셀 등으로 흩어져 관리되고 있어, 종합적인 위험도를 판단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고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보안 개선을 지원하는 과정 역시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성찬 책임매니저

기아 상생협력안전지원팀 김성찬 책임매니저는 “실제 보안 침해사고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는 점수나 등급보다 실제 이력에 있다”며 프로젝트의 의도를 전했다

상생협력안전지원팀 김성찬 책임매니저는 “보안평가 결과, 과거 사고 이력, 보안솔루션 운영현황, 모의 해킹 훈련결과 등 6개의 시스템, 24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며 “보안 점수나 등급보다 업종, 해킹 공격에 취약한 경로의 노출 정도, 모의 해킹 메일에 속아 넘어간 비율, 사고 재발 이력 등이 실제 침해사고를 예측하는 데 훨씬 중요한 단서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안 침해사고 예측 솔루션 인포그래픽

상생협력안전지원팀은 여러 예측 방식을 비교한 끝에, 침해사고 발생 여부를 가장 정확히 맞히는 예측 모델을 최종 채택했다. 검증 결과 실제 사고가 난 협력사 10곳 중 9곳 이상(92.0%)을 사전에 찾아냈으며, 전체 판정의 94.3%가 정확했다. 사고가 발생한 협력사 88곳 중 81곳을 미리 짚어낸 셈이다. 

보안 침해사고 예측 프로그램 대시보드

이 예측 모델은 협력사를 ‘사고 발생 위험도’와 ‘생산에 미치는 영향’ 두 기준으로 나눠 관리하는 대시보드 ‘PRISM(Partner Risk Intelligence & Security Management)’으로 구현됐다. 이후 보안 담당자가 예측 결과를 현장 점검 데이터와 교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신뢰도를 보완한다. 협력사별 취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개선 권고 보고서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수기로 작성하던 보고서를 이제는 AI가 2분 이내에 작성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2,346시간의 업무 시간이 절감(99.4%)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찬 책임매니저는 “보안등급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사고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개입한 사례 단 한 건만으로도 시스템 구축 비용을 상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최우선 관리 협력사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며, 2027년까지 개선조치 이력 관리 자동화와 예측 모델 고도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온라인 속 고객의 목소리를 AI로 발견하다

온라인 고객 반응 인포그래픽

자동차에 대한 고객의 생각과 경험은 온라인 곳곳에 쌓인다. 차종별 동호회와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와 뉴스에서도 품질과 안전,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현대차 고객서비스솔루션팀은 이러한 온라인상의 고객 목소리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에 주목했다.

기존 온라인동향 모니터링은 외부 대행사가 주요 온라인 채널의 게시글을 수집한 뒤, 하루 10건 안팎의 이슈를 선별해 보고하는 방식이었다. 하루 수천 건에 이르는 게시글 가운데 사람이 직접 선별하는 만큼 중요한 이슈가 누락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화재나 안전과 같은 긴급 이슈의 경우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모니터링 및 선별 시스템 인포그래픽

고객서비스솔루션팀 오성민 매니저는 이러한 문제를 ‘온라인상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중요한 이슈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자동차 동호회, 커뮤니티, SNS 등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한 뒤, 규칙 기반 필터링과 AI 분석을 결합해 불필요한 데이터를 먼저 걸러냈다. 이후 AI가 게시글에서 위험도, 근거의 구체성 등 핵심 신호를 분석해 중요도 점수를 산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도를 ‘높음(H), 중간(M), 낮음(L)’ 3개의 등급으로 분류하도록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가 판단한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AI는 위험 신호와 판단 근거를 추출하고, 최종 등급은 실무 도메인 지식 기반의 명시적인 규칙을 통해 산정하도록 했다. 특히 높음 등급으로 분류된 게시글은 별도의 AI 검증 에이전트가 다시 확인하도록 했으며, 담당자는 원문과 AI의 판단 근거를 직접 살펴본 뒤 결과를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AI는 개별 게시글을 살펴보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일정 기간 특정 차종에서 동일한 이슈가 반복되거나 게시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를 분석해 잠재적인 트렌드도 감지하도록 했다. 실제 실증에서는 하루 평균 약 1,200건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해 AI가 20~50건의 주요 이슈를 선별했으며, 게시글 수집부터 알림 발송까지 평균 7.6분이 소요됐다.

오성민 매니저

현대차 고객서비스솔루션팀 오성민 매니저는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기업의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객서비스솔루션팀의 프로젝트는 AI API 기반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대비 운영비용이 97.1%가량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관 부서의 수작업 모니터링도 연간 약 3,250시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AI가 하루 20~50건의 이슈를 선별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이슈의 발굴 범위도 크게 확대됐다.

오성민 매니저는 “앞으로 이 시스템을 품질·안전·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조직으로 확대하고, X(트위터)와 스레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새로운 온라인 채널까지 모니터링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현재 국내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대상으로 구축한 중요 이슈 판별 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기아와 글로벌 법인으로도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단순히 온라인 게시글을 모으는 것을 넘어, 고객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전사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자산으로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AI 활용 역량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다

현대차그룹 진은숙 사장이 스피치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ICT담당 겸 AI거버넌스 TFT장 진은숙 사장은 “이번 교육에서 중요한 건 프로젝트 과정 가운데 익힌 판단력과 문제 해결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는 현대차그룹 진은숙 사장의 클로징 스피치와 우수과제 시상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진은숙 사장은 “교육에서 중요한 건 배운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익힌 판단력과 문제 해결 방식”이라며, “이번 과제 수행 경험에서 얻은 일하는 방법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데이터는 변치 않는 자산”이라며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ICT본부장이 아닌 선배로서’ 수상자들의 성과를 축하하면서도, “성공과 실패의 기억에 갇히지 말고 새롭게 도전하는 후배가 되어달라”는 당부로 스피치를 마쳤다. 

빅데이터 부트캠프 단체사진

올해 빅데이터 부트캠프로부터 나온 과제는 저마다 다른 현장의 문제를 다뤘음에도 하나의 공통된 흐름을 보여준다.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판단을 데이터 기반의 근거로 대체하고, AI를 현장의 파트너로 삼아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여나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모든 과제에서 AI의 판단에만 의지하지 않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토・승인하는 구조를 반영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교육 결과 공유를 넘어, 그룹 내 다양한 현업 문제가 데이터・AI를 통해 어떻게 개선되고 해결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빅데이터 부트캠프를 비롯한 데이터・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해, 교육을 통해 얻은 성과가 조직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